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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스튜디오에 전시된 '공항 픽업용 PBV 콘셉트'. 조수석에 캐리어 거치대가, 트렁크 자리에 좌석이 설치됐다. /사진=정한결 기자.전시된 엔지니어링 벅은 오는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공항을 오가는 여행객을 실어 나르는 '공항 픽업용 PBV'가 콘셉트다. 차량 전폭은 기아 '니로' 수준이지만 여행객·사업자 모두에게 최적화된 기술을 반영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픽업용 차량에서 공간을 과도하게 차지하던 조수석을 캐리어 거치대로 대체했고, 수납공간이 앞으로 가면서 덩달아 불필요해진 트렁크 공간을 없앴다. 대신 탑승 공간을 뒤쪽까지 넓혔고, 운전석 뒤에 후방을 바라보는 '뒤보기 좌석'을 설치해 최대 다섯 명이 내부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교통 약자의 탑승 편의를 고려해 휠체어가 쉽게 출입할 수 있도록 개방 폭을 극대화한 도어 시스템 등을 탑재했다.김효린 현대차·기아 제품UX총괄실장(상무)은 "UX에서는 같은 기술·사양이라도 어떻게 사용자에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편안한 경험을 주기 위해 필요한 솔루션을 구축하는 과정 그 자체가 혁신"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기아와 미국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미디어 랩이 공동으로 개발한 '반응형 PBV 시트 콘셉트'도 공개됐다. 시트가 승객의 몸을 알아서 감지한 뒤 체형에 맞게 시트 모양을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불특정 다수의 승객을 태우는 PBV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긴 벤치 모양의 좌석을 승객 수와 체형 등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기술도 눈에 띄었다. 현대모비스는 고도 자율주행 차량의 탑승객 편의성을 높여주는 '모드 변환 콕핏'을 선보였다. 드라이브 모드와 오피스 모드, 릴랙스 모드 등 세 가지 모드에 따라 조명과 시트 각도, 디스플레이와 조작계 등이 바뀐다. 자율주행이 활성화된 오피스 모드를 켜면 운전대가 무릎 높이로 내려가고 그 자리에 태블릿 등을 거치할 수 있는 선반이 앞으로 나오는 식이다.현대트랜시스는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을 공개했다. 교통약자를 위한 생체 신호 분석 기술, 유아를 동반한 가족 승객의 실내 공간 활용성 증대 기술 등을 통해 좌석이 움직인다. 기존 운전자 좌석이 조수석을 바라보게 방향을 바꾸고, 2열 영유아 좌석이 1열 가까이 이동하는 등 사용자 니즈에 맞춰 기존 차량 인테리어 문법을 바꿨다.신용석 바디통합선행개발실장(상무)는 "PBV 개발을 위해 가구 박람회, 소재 박람회, 가족박람회 등도 갔다"며 "미래에는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기에 다른 사업과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UX 테크데이 2022 참석자들이 UX 스튜디오를 둘러보는 모습. 현대모비스의 '모드 변환 콕핏'이 드라이브 모드로 전환되면서 첫 사진에 안보이던 운전대가 등장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개발 단계부터 사용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했지만 당장 상용화하기에는 규제가 걸림돌이다.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을 비롯해 뒤보기 좌석, 조수석 캐리어 거치대 등은 현행 규제에 따라 개발한 그대로 차량에 적용할 수 없다. 류지성 현대차·기아 바디개발센터장(전무)은 "뒤보기 시트는 미국 법규상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양희원 부사장도 "운전석 옆 유틸리티존은 급정거시 화물 충돌을 대비해 인공구조물을 설치해야하는 규제 때문에 고객들 기대처럼 공간을 다양하게 쓸 수 없다"며 "새 기술이 (시장을) 열어나가면 규제가 고객 가치에 맞는 방향으로 변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PBV 1위 브랜드로 자리잡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한 PBV 전용 모델을 개발하고, 같은해 하반기 이를 양산할 계획이다. 류 전무는 "(PBV 경쟁사가)각종 모터쇼나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선보인 신기술들이 시장에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완성 단계와 성숙도를 봤을 때 현대차그룹과 차이가 난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