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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업계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그간 한국 배터리 업계가 집중했던 고성능 삼원계(NCM·NCA) 배터리로 전기차 시장을 노리겠다는 성장전략이 한계에 다달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용 배터리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합산 점유율은 16.5%. 불과 1년 만 5%포인트(p) 이상 빠졌습니다. 같은 기간 CATL·BYD·CALB·고션·EVE·SVOLT 등 중국계 6곳은 63.9%에서 68.9%로 몸집을 불렸죠. 
중국을 제외한 '비(非)중국 시장'에서도 흐름은 비슷합니다. 국 이자상환액 내 3사는 45.6%에서 37.5%로 8%p 이상 빠진 반면, 중국계는 34.4%에서 42.9%로 8%p 넘게 올랐습니다. 수치만 놓고 보면 국내 3사가 잃은 점유율이 거의 그대로 중국계로 흡수된 셈입니다.



2025년 상반기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 상위 10개 기업./그 당좌대출이자 래픽=비즈워치


'저성능' 꼬리표 뗀 LFP, ESS까지 장악
중국 배터리 업계가 급성장한 원동력은 LFP 배터리에 있습니다. 한때 '저가형'이라 무시받던 LFP가 빠른 기술 개선으로 단점을 보완하고 있죠.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으며 수명까지 길다보니, 고객사들이 삼원계 대신  주의하셔야 LFP 배터리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죠.
한국 배터리 업계는 전략 수정에 나선 상황입니다. 고성능 삼원계로 프리미엄 시장을 잡고, 장기적으로는 전고체 배터리로 안전성과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고부가 제품 라인'으로 가겠다는 게 첫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그럴싸한 계획'은 싸고 성능이 좋은 중국산 LFP 배터리에 무너지 제2금융 고 있습니다. 
중국산 LFP 배터리는 전기차와 함께 ESS에 충분히 쓸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국은 ESS 시장을 순식간에 장악, 이제는 '소금 배터리'로 불리는 나트륨 배터리 상용화까지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CATL과 BYD는 LFP를 앞세워 전기차와 ESS 시장을 동시에 잡고 남미·동남아·중동으로까지 발 1금융권 을 넓히고 있어요. 가격 경쟁력에 차세대 배터리까지 선점하는 이중 전략이죠.
급성장중인 ESS는 말 그대로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꼭 필요합니다. 재생에너지는 햇빛이 비치거나 바람이 불 때만 전기를 만들기 때문에 생산 시점과 사용 시점이 어긋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ESS는 이 남는 전기를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한 순간에 꺼내 쓰게 해 주어 재생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여줍니다.
무엇보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보다 출력은 낮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길어 ESS에 제격입니다. 전기차처럼 공간·출력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대신 장기간 안정성이 중요한 ESS 특성과 딱 맞아떨어지죠.
미국·호주·유럽은 이미 대규모 ESS 설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ESS 수요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AI 서버는 짧은 시간에 전력 사용량이 확 늘었다가 급감하는 '전력 롤러코스터' 같은 특성을 보이는데요. 이러한 변동을 안정적으로 감당하려면 짧은 시간에 충·방전을 반복하면서도 오래 버틸 수 있는 배터리가 필요합니다. LFP가 바로 그 조건에 맞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ESS 시장에서 LFP 비중은 80%에 달했습니다. 앞으로 AI 데이터센터·전력망 안정화 프로젝트·주택 및 상업용 ESS까지 확산되면 LFP 수요는 훨씬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LFP-삼원계 배터리 비교./그래픽=비즈워치


"양손 전략 필요"
국내 기업들도 LFP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북미 현지 생산 △고밀도·고신뢰성 LFP 개발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등 전략을 통해서죠.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 유일하게 ESS용 LFP를 대규모로 양산할 수 있는 체제를 앞세워 지난달 6조원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따냈습니다. 해당 공급처로는 '테슬라'가 유력하고요.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생산 중인 롱셀 파우치형 LFP가 투입될 가능성이 큽니다. 계약 물량은 약 50GWh(기가와트시)로 추정됩니다.
삼성SDI는 올해 4분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ESS와 각형 LFP를 동시에 키우고 있습니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에서 ESS용 NCA를 양산해 세액공제(AMPC) 혜택을 극대화, 오는 2028년부터는 유럽·미국 현지에서 각형 LFP를 양산해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SK온도 북미 ESS용 LFP 사업화를 위한 파트너를 찾고 있습니다.



ESS 시장 규모 전망./그래픽=비즈워치


배터리 소재사 역시 발 빠르게 움직입니다. 지난 8일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전구체 기업 CNGR과 그 한국 자회사 피노(FINO)와 함께 ESS용 LFP 양극재 사업 MOU를 체결했습니다. 두 회사는 이미 전구체 합작사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에 협력 범위를 넓힌 겁니다.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고밀도 LFP 사업화를 위한 전담 TF도 가동 중입니다.
국내에선 한국 배터리가 기술·원가·공급망을 모두 챙기는 다층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고성능 삼원계와 가격·안정성 중심의 LFP를 함께 가져가고 정부 차원의 인력 양성·연구개발·시장 보호 장치도 받쳐줘야 한다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 삼원계로 달리되 가격·안정성 좋은 LFP로 버티는 '양손 전략'이 필요한 때"라며 "제조업 DNA와 공급망 경쟁력을 제대로 살린다면 다시 반격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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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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