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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흔히 시켜서 누군가의 모르게 내려다 끝신작 소개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가 20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신작 '키메라의 땅' 출간 기념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신작 소설을 소개하고 있다. 2025.8.20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인간이 단 한 종, 호모 사피엔스만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개미는 1만2천종에 달하죠. 단일한 종이라는 건 인간을 약하게 합니다."
기발한 과학적 상상력을 담은 소설로 사랑받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64)가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혼합해 새로운 종(種)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담은 신작 '키메라의 땅릴온라인
'(열린책들·전 2권)을 들고 방한했다.
베르베르는 20일 서울 중구의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키메라의 땅' 한국어 번역본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늘 소설에 더 나은 미래를 그리려 하는데, 이번 소설에선 신체 형태를 바꾸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키메라의 땅'은 인간과 다른 동물의 유전자를유원컴텍 주식
혼합해 탄생한 새로운 인류가 등장하는 SF(과학소설)다. 날아다니는 인간, 물에서 살 수 있는 인간, 굴을 파고 들어가 땅에서 살 수 있는 인간이 등장한다.
베르베르는 "정신 나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소재이지만,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혼합해 혼종을 만드는 연구는 이미 존재한다"며 "인간과 돼지의 유전자를 혼합해 이식용 장기를 생산하와와티비
려는 시도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키메라의 땅' 표지 이미지 [열린책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설 속 생물학자 알리스 카메러는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조합하는 연구를 하다가 탄로 나 대중에 비판받산업분석
는다. 연구를 지원해온 프랑스 연구부 장관 뱅자맹 웰스는 대중을 피해 알리스가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연구를 이어가도록 돕는다.
알리스는 연구 끝에 3종의 신인류를 만들어내고 그들을 '키메라'라 명명한다. 인간과 박쥐의 혼종으로 하늘을 나는 '에어리얼', 인간과 두더지의 혼종으로 땅을 파고 지하에서 생활할 수 있는 '디거', 인간과 돌고래를 유나이티드제약 주식
조합해 물속에서 유영하며 살 수 있는 '노틱' 등이다.
하지만 알리스가 우주정거장에 있는 동안 지구는 제3차 세계대전으로 쑥대밭이 됐다. 알리스는 세 종류 키메라의 배아를 들고 황폐해진 지구로 돌아오고, 키메라들은 지구에 정착해 살아간다.
베르베르는 "소설에선 3차 대전이 지금보다 미래에 벌어지지만, 저는 이미 3차 대전이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며 "군비에 지금처럼 많은 돈을 투자한 일은 없었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소설에서 3차 대전이 인간이 직면한 문제라면, 그 문제의 해결책이 바로 인류와 다른 동물의 혼종인 키메라"라며 종의 다양성이 생존에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자연에서는 다양성이 중요합니다. 한 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새로운 종이 출현하죠. 종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은 인간을 약하게 만들어요. 코로나19처럼 전염병 위기에도 단일한 종이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베르베르는 "저는 미래를 상상하려 노력하지만, 그것은 미래를 가정하는 것뿐"이라며 "제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거나 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고 앞날을 상상하고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것"이라고 지나친 해석을 경계했다.



포즈 취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가 20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신작 '키메라의 땅' 출간 기념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8.20 ryousanta@yna.co.kr


베르베르는 소설 '뇌'에서 슈퍼컴퓨터와 인간 지능의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다룬 바 있다. 인공지능(AI)이 세계 산업과 학문의 판도를 바꿔놓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베르베르는 "AI는 표절 기계"라고 꼬집었다.
그는 "AI에게 '베르나르 베르베르 스타일로 소설을 써 달라'고 명령하면 제가 지금까지 쓴 소설을 베껴서 써낼 것"이라며 "하지만 새로운 책, 예를 들면 이번에 나온 '키메라의 땅'과 같은 걸 AI가 만들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는 AI가 독창적 아이디어를 낼지도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옛것을 뒤섞어서 내놓는 것밖에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베르베르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아온 작가다. 그의 소설은 한국에서 2021년 누계 3천쇄를 돌파할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의 인기에 대해 "좋은 출판사를 만났고, 좋은 번역가를 만났기 때문"이라며 주변에 공을 돌렸다. 아울러 "한국을 만난 건 제 인생의 결정적 전환점"이라며 "한국은 저에게 제2의 조국과도 같은 나라"라고 말했다.
베르베르는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2주가량 한국에 머물며 북토크, 사인회, 강연, 인터뷰를 통해 새 소설을 소개하고 독자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그는 '키메라의 땅'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된 클래식 음악 '키메라의 시대' 공연에도 참여해 직접 무대에서 내레이션할 예정이다. 세종솔로이스츠가 주관하는 이 공연은 23∼31일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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