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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들이 밀랍처럼 변한 '말뚝들'이 도심에 출몰한다면. 올해로 30회를 맞은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김홍(39)의 장편소설 '말뚝들'은 이렇게 별나고 황당한 설정으로 시작한다.
19일 수상을 기념해 열린 간담회에서 김홍 작가는 2014년 '거꾸로 박혀 있는 사람들의 말뚝'이라고 쓴 메모에서 소설이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메모를 보고) 죽은 사람들이 말뚝이 되어 바다에 박혀 있는 장면이 떠올랐다"며 "자기 몫이 없는 존재들이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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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영감… "현실에 올라타 썼다"
'말뚝들'은 환상과 현실, 우연성과 개연성 사이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이야기다. 소설은 주인공인 은행 대출심사역 '장'에게 영문을 알 수 없는 일들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전개된다. 바다에 꽂혀 있던 정체불명의 말뚝들이 도시에 출몰한다. 그러자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한다. 김 작가는 "몫이 없는 사람들이 돌아와 황금성게임다운로드
자기 몫을 주장하면 치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글을 막 써나갈 때 12·3 비상계엄이 왔고, 현실에 올라타 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소설에서 대통령 부부와 국방부 장관 등 핵심 측근 몇 명만 구속되고 계엄에 동조한 이들 대부분은 별 탈 없이 지나간 것으로 묘사한다. "사실 그런 식으로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썼는데정글북
실제로는 어떻게 될지 봐야겠어요. 예언이 틀려보고 싶어서요."
짧게 기자 생활을 한 그는 시사에도 관심이 많다. 김 작가는 "일종의 부조리극처럼 이상한 일이 계속 생기는 게 진짜 신기하다"며 "이게 인간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지? 세상이 왜 이렇게 되는 거지? 평소 생각하다 보면 소설로 쓰고 싶어지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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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들·김홍 지음·한겨레출판 발행·312쪽·1만6,800원



"유머로... 경로 벗어난 소설 쓴다"
'말뚝들'은 마냥 무겁지 않다.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김 작가는 '문학계 주성치'로 불린다. 그는 에리트베이직 주식
"재밌게 쓰려는 편"이라며 "다만 소설 속 사회적 분위기들을 웃기게 쓸 수는 없어 바깥의 상황과 얽히며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이 영문도 모른 채 차량 트렁크에 갇히는 장면을 쓰기 위해 직접 트렁크에 들어가 보기도 했다. "와이프에게 운전을 거칠게 해달라고 요청한 뒤 트렁크에 갇혀 있는데 그 일을 하는 동안 즐겁더라고요."
차기작은 인간에게 착취당하는 미생물에 대한 단편소설이다. "제가 좋아하는 문학은 늘 경로에서 약간 벗어나 있었던 것들이었어요. 저도 경로에서 벗어난 엉뚱한 생각을 주로 쓰려고 합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김수미 인턴 기자 ksm030530@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