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딱 1년이 지났다. 그동안 한국 정치는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대통령 윤석열은 탄핵됐고, 이재명 정부가 새롭게 탄생했다. 집권여당이던 국민의힘은 내란 종식 구호에 신음하는 야당 신세가 됐다. 계엄 선포 전에도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독주에 밀려 제 역할을 하기 힘들었던 국민의힘은 계엄 이후에는 더욱 망연자실한 상태가 됐다. 
현재의 장동혁 대표 체제는 여전히 계엄과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를 분명히 하지 못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의원 등 당의 중진이자 주류 의원들은 '탄핵 반대' 입장을, 김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재섭·김용태 의원 등 수도권 소장파 초·재선 의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계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월28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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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사과' 대신 '친한계 공격' 나선 장동혁
장동혁 대표의 계엄에 대한 인식은 계속 제자리걸음이다. 그는 계엄 1년을 맞은 12월3일 자신의 SNS에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당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권이 국민을 메이저릴게임사이트 짓밟고, 역사를 거스르고, 헌법의 '레드라인'을 넘으면, 국민과 야당이 분연히 일어나 '레드카드'를 꺼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표의 결의는 비장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자동응답조사 방식의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격차가 좁혀진 결과도 있지만,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여전히 큰 격차로 벌어져 있다. 릴게임갓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11월25~27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0명, 무선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1.9%.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민주당 42%, 국민의힘 24%로 나왔다. 민주당이 18%포인트 앞서는 결과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사이다릴게임 무당층이 26%이므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무당층보다 못한 성적표다. 
내년 지방선거 승패에서는 수도권 지역이 특히 중요한데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 모두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0대는 민주당 35%, 국민의힘 18%로 나타났고, 진영 간 대결 구도 속에서 그 중요성과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중도층에선 민주당 45%, 국민의힘 15%로 무려 3배 차이가 났다(그림①).
정당의 경쟁력 지표는 정당 지지율이다. 장동혁 대표가 아무리 강성 지지층 결집을 강조하고 당내 다른 정치 세력을 밀어내는 움직임을 보이더라도 당 지지율이 추가적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정당 지지율과 관련해 '3P의 법칙'이 있다. 첫 번째로 '이념(Philosophy·철학)'이다. 진영 간 대치 국면에서는 이념적으로 중도층까지 얼마나 외연을 넓힐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정치 세력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은 전체 지지율(24%)보다 중도층 지지율(15%)이 더 낮다. 반면에 민주당은 전체(42%)보다 중도층 지지율(45%)이 더 높다. 말하자면 확장성이다. 
두 번째로 '정책 대안(Policy)'이다. 야당이라고 그저 반대만 해서는 쉽게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 정책 대안을 제시해 국민에게 대안 정당의 면모를 보여야 지지율이 오른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나 대장동 항소 포기 등은 분명히 국민의힘에 정치적 호재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는 대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통합되지 않는 사람들(People)'이다. 국민의힘 내부는 여전히 탄핵 찬성파와 탄핵 반대파로 쪼개져 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가 연루된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친한계는 곧장 반발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은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이 익명으로 운영되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이다. 그야말로 당내 분열 상황의 연속이다.



국민의힘에 등 돌리는 '중도층'과 '수도권' 민심
빅데이터는 국민의힘 장동혁호의 운명과 관련 있는 비상계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11월3일부터 12월2일까지 비상계엄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비상계엄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혐의' '의혹' '체포' '방해하다' '범죄' '불법' '우려' '비판' '증거인멸' '논란' '부정선거' '위기' '허위' '갈등' '신뢰' '의혹받다' '충격' '비판하다' '반대하다' '반발' '위법' '신상' '불법적' '의문' '분노' '염려' '알려지다' '충격적' '지지하다' 등으로 나타났다(그림②). 
비상계엄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놓고 보면 비상계엄이 단지 국가적 위기 대응 수단이라는 차원을 넘어, 지난 1년 동안 한국 사회에 어떤 감정적 균열과 정치적 분극을 남겨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비상계엄의 법적 정당성과 절차적 논란, 정치 세력 간 공방, 시민사회와의 갈등, 그리고 비상계엄 이후의 책임론까지 뒤섞이면서 국민은 피로감을 넘어 지속적인 불신과 의심 상태에 머물러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2월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심으로 다가가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께 인정받는 새로운 보수정치를 시작하겠다"며 "근본적인 변화만이 승리를 만들 수 있다. 정치의 리셋과 리뉴얼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지평을 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마음을 잡기 위해서라도 국민의힘의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하다. 중국의 장자가 한 말이기도 하고, 그리스의 이솝 우화에도 나오는 격언을 국민의힘은 잊어서는 안 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뭉치려면, 국민의힘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 그게 우선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기자 admin@no1reelsi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