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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기와 태극기 패치가 모자 앞에 각각 들어가야 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 제작을 담당한 산업통상자원부 직원이 서울 동대문구의 모자 제작 업체 '모자팩토리'에 신신당부한 내용이다. 상호관세 협상 테이블에 등장해야 하는 모자라서 두 나라 국기가 마스가 슬로건 위에 나란히 위치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이 회사에서 마스가 모자 제작을 총괄한 신해선 영업부 과창해에너지어링 주식
장은 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비밀 유지'를 해달라며 중요한 협상에 쓸 모자가 필요하다고 연락이 왔을 때 당황했다"면서도 "국기 패치 위치까지 정해주니 이걸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15년 경력 모자 제작 업체에도 '난도 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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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만들어 모자 제작 업체 '모자팩토리'에 전달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 첫 시안. 모자팩토리 제공


신 과장은 "모자 앞부분은 딱딱하게 모양이 잡혀 있어 평범한 재봉틀로 '매장판황금성
국기 패치' 오버로크(overlock) 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모자 업체에서 쓰는 재봉틀은 평평한 바닥에 모자를 올려두고 눌러가며 작업해야 하는데 딱딱하게 모양이 잡혀 있는 모자 앞부분에 작업을 하면 모자 모양이 망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마스가 모자 미션은 15년 동안 모자만 만든 업체에도 '난도 최상'이었다.
시간도 빠듯했다이연제약 주식
. 산업부에서 이메일로 연락이 온 건 7월 22일. 이후 마스가 프로젝트로 협상 물꼬가 트이면서 미국에 있던 협상단에서 급하게 모자가 필요하다고 한 뒤 본격 제작에 나선 건 지난달 27일이었다. 워싱턴행 비행기에 실어 보내야 하는 시한까지는 단 이틀. 신 과장은 "중요한 나랏일이라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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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제작한 '모자팩토리' 신해선 영업부 과장이 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무 기자



모자 업체는 안 쓰는 '말뚝 재봉틀' 구매로 난관 해결



6일 서울 동대문구의 모자 제작 업체 '모자팩토리' 공장에 설치된 '말뚝 재봉틀'. 모자팩토리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 제작을 위해 말뚝 재봉틀을 사들이는 결정을 했다. 이상무 기자


회사 식구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아이디어가 나왔다. 모자 만들 때 거의 쓰지 않는 '말뚝 재봉틀'을 이용해보자는 것. 이 재봉틀은 긴 봉 위에서 제품을 누르지 않고 돌려가며 오버로크를 할 수 있어 구두 수선이나 가죽 가공에 주로 사용된다. 봉 위에 모자 앞부분을 올려 작업하면 모자 모양이 망가지지 않고 성조기와 태극기 패치를 모자에 고정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신 과장은 "말뚝 재봉틀 가격만 300만 원이 넘어가는데 이 기계가 없으면 마스가 모자를 만들 수 없어 바로 주문해 하루 만에 기계를 들였다"고 말했다. 계산은 맞아떨어졌다. 모자 모양을 유지하면서 국기 패치를 오버로크해 고정할 수 있었다.
가장 어려운 숙제를 풀고 나자 그다음은 속도전이었다. 산업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만들어 보낸 시안을 바탕으로 디자인 작업에 들어갔다. 신 과장은 "이미 다른 고객들의 작업이 밀린 디자이너가 추가 근무를 하며 마스가 슬로건 글씨를 실제 자수 형태로 표현해냈다"며 "각 글자의 각도를 세밀하게 조절해 최종 시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촉박한 시간...민무늬 빨간 골프모자에 슬로건 작업



서울 동대문구 모자 제작 업체 '모자팩토리'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 문구 디자인 작업 화면. 이상무 기자


모자 종류는 산업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좋아하는 '골프 모자'로 요청했다.색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의 빨간색이었으면 좋겠다는 게 산업부 의견이었다. 신 과장은 "아예 새롭게 모자를 제작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촉박했다"며 "이미 만들어 가지고 있던 민무늬 빨간색 골프모자를 쓰기로 한 뒤 마스가 슬로건을 넣고 양국 국기 패치를 고정하는 작업을 빠르게 진행했다"고 했다.
산업부에서 요청한 모자 개수는 5개. 신 과장은 "이 정도 난도에 5개 모자를 만드는 데 보통 일주일 넘게 걸리지만 마스가 모자는 사실상 하루 만에 완성한 것"이라며 "다행히 약속한 날(7월 29일) 오전에 사무실로 찾아온 산업부 직원에게 마스가 모자 5개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신 과장은 끝으로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열심히 모자를 만들었을 뿐인데 국가의 중대한 협상에서 이렇게 큰 역할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마스가 모자는 우리 업체나 저에게 평생 기억될 것"라고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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